시골초교 산행위한 사전답사차
군포 수리산을 산행했는데,
나름 에피소드도 있고 재미있는 산행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5시다.
창문을 여니 평소의 아침이랑 똑 같은 것 같다.
어제부터 TV에선 강풍에 비바람이 분다길래 엄청 긴장했는데 다행이다.
이쪽 저쪽 10여일이 맑거나 맑다는데 오늘만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온단다.
가는 날이 장날이다.
6시넘어 창문을 여니 아파트앞 안양천 운동장엔 조기축구회회원들이 시합을 하고 있다.
다행이다 하고 한참을 TV보다 7시가 되어 밖을 보니 한두명이 우산을 쓰고 안양천변을 산책하고 있다.
여기저기 뉴스 날씨채널 돌려 보다 인터넷으로 날씨를 조회했더니 어제 검색했던 것보다 오늘 강수량이 많이 줄었다.
다행이다 하고 위안하며 ,
컵라면과 커피용 물도 끓이고 파프리카,토마토랑 참외를 씻으면서 마음속으로 기도도 했다.
오늘 하루도 최고로 멋진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엡을 통해 약속시간에 맞춰 전철타러 갔다.
어제 벚꽃구경하려 밖에 나갔더니 더워 땀을 많이 흘러 네이버로 오늘 날씨를 조회했더니 어제보다 몇도 높단다.
그래서 얊은 등산복을 입고 전철타려 걸어가는데, 양쪽 어깨가 추워 움추려들더니 콧물이 나오고 재채기가 계속나온다.
이런 하면서 전철역 화장실에 가서 코를 풀고 뒷정리하고 나왔더니 지하철을 몇초차이로 놓치고 다음열차 타는데 계속 환승시마다 일요일이어선지 10여분씩 지체된다.
약속시간에 10여분 늦었는데 일행들이 수퍼에서 이것저것 사느라 지체한 것을 못느꼈단다.
이슬비가 내리길래 우산을 쓰고 산행하다 5분쯤후 귀찮아 비옷을 입고 우산은 베낭에 넣었다.
시원한 날씨와 편안한 산책길 그리고 화사한 진달래꽃이 즐겁게 한다.
한시간쯤후 능내정에 도착했다.
막걸리 한잔하려는데 옆에 걸려있는 액자가 눈에 띈다.
가슴에 와닿는 글귀에 눈물을 글썽였다.
우리끼리 막걸리랑 과일을 먹기전에 싸온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먼저온 선객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고 난 후 그사람들이 떠나고 있는데,
아! 주인이 오니 도둑들이 다 도망간다 소리치며 왠 할머니 한분이 정자위로 올라온다.
뭐라뭐라 행설수설하더니,
한쪽에 붙어있는 시계가 안맞다고 지금 몇시냐한다.
어제는 분명히 맞았는데하면서.
옆을 쳐다보니 시계가 죽어있다.
하루에 두번만 맞는 시계이다.
옆에서 혼자 중얼거려도 무시하고 막걸리 한잔하려는데, 친구가
막걸리 한잔 따라드렸더니 ,
생전 술한잔 안 마셨단다.
산속의 시원한 공기면 된단다. 그러면서 자리를 뜨고 산을 올라가길래 다행이다하며 우리끼리 맛있게 요리한 돼지껍질과 여러 과일로 시간을 즐겼다.
10여분후 산을 오르는데 아까 본 할머니가 내려오더니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러면서 우리 일행중 여자친구 팔을 잡으며
아이고 우리 애인이라며 반가워 한다.
깜짝 놀란 여자친구가
아니 애인만들려면 남자를 찾지 왜 나한테 이러냐며 놀라 팔을 뿌리치며 도망갔더니,
할머니가 너하고 나는 전생에 애인이었단다.
ㅋㅋㅋ 웃다가 지나가는데 할머니가
노인네 노망들어 얘기해도 이해해 달란다.
약간 치매가 있는 분인 것 같다.
한시간쯤 산책하며 사진찍으며 걸었더니,
깔닥고개가 나타난다.
슬기봉 고개다.
20~30분이 고비다.
언덕길 힘들땐 아무생각말고 앞으로 몸을 숙이고
속으로 군대구령하자.
발만 들어
무릎 들어
하다보니 어느새 언덕위다.
아이고 죽겠다 하고 자리를 폈다.
여자친구가 팥죽을 쒀왔다
새알죽 일명 붕알죽
오랜만에 먹어보니 맛있다.
일부러 싸온 설탕도 두숟가락 넣고 쨈만들어 맛있게 먹었다.
컵라면에 물을 부어놓고 익어퍼질동안
대저토마토, 파프리카에 막걸리한잔하다,
돼지껍데기에 소주한잔하다보니 신선이 따로 없다.
다만 비그치고 땀이 식으니 약간 추울 뿐이다.
비옷을 껴입고 이것저것 맛있는 반찬에 라면한젓다락당 옛날 추억담에 흥이 절로난다.
이후론 꽃사진 꽃사진하며 진달래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꽃도 따먹으며 쉬엄쉬엄 가다보니 정상 태을봉이다.
워낙 중간 슬기봉에서 힘들어했더니 이곳은 무난하다.
정상에서 인정샷을 하고 막걸리한잔하려 했더니 바람이 약간 강하게 불어 추워 콧물과 재채기로 덜덜떨다가 비옷을 껴입으니 한결 낫다.
해가 떳는데도 기온이 많이 낮은가 보다.
명학역종점을 향해 가고 있는데, 중간 어느부분 능선바위위에서 어떤 사람이 바람을 맞으며 오줌을 싸고 있다.
저런 미련한 놈
지 손에
옷에
얼굴에 다 묻겠다하고 우리끼리 놀리며 지나갔다.
한시간이 흐르고 선두가 옆으로 내려가길래 아는 길인줄 알고 따라갔더니,
이런 산본쪽으로 내려와 버렸다.
명학역에서 3km 떨어져 있다.
쭉 능선쪽으로 직진했어야 하는데,
그래야 뒤풀이 장소도 확인해 볼 수 있고,
어차피 집에 갈려면 전철역으로 가야하는데...
할수없이 택시를 타고 다음 산악회 산행 뒤풀이 장소로 갔다.
원래 계획했던 돼지 뒷고기한판만 시킬려다,
소갈비한판과 뒷고기 한판을 시켰다.
두개를 시키니 할인해줘 5천원 차이밖에 안난다.
점심때 팥죽과 컵라면을 먹고 6시간반을 산행했더니 허기졌나보다.
서로 허천병났다하며 우선 소갈비를 열심히 맛있게 먹었다.
그후 주메뉴 뒷고기를 굽다가 벽을 보던 친구가 연태주도 있네하고 운을 띄운다.
그럼 소주대신 연태주하나 시키자.
이미 4명이서 소주가 세병인데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어! 고기가 생각보다 괜찮다.
뒷고기란게 돼지한마리당 얼마 안 나오고 주인들이 맛있어, 몰래 뒤로 빼놓고 자기들끼리 먹었단 고기라더니 먹을만 했다.
서비스로 준 된장찌개도 괜찮았다.
마지막으로 누룽지탕과 열무국수로 마무리하고 일어설려다가, 시켜놓은거 마져 마셔야지하고 소주한병 더,
다른데 2차가서 비싼 안주먹지말고 여기서 끝내자하고,
가방에서 남은 오렌지를 꺼내놓고 입가심만 하고 가자하며 맥주 한병만 더,
그래놓고는 서운하니 한병만 더 하고 웃으며 즐기다 일어섰다.
벌써 9시다.
산행 6시간반, 식당 두시간 반
나름 행복한 산행이었다.
2주후 불갑산악회 산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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