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자료를 복사했습니다.
★ 開板 五分前(개판 오분전!)이 有終之美(유종지미)된 힐링산행
며칠전까지만 해도 군대동기들 10여명이 북한산 비봉 등산하기로 약속했는데, 이 핑계 저 핑계로 아침에 모인 동기가 3명뿐이다.
완전 개판 오분전이다.
우리가 자주 듣고 쓰는 말인데..
오늘 이 비유가 맞을려나 모르겠다.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았다.
서론이 길더라도
유래를 알아봤다.
6.25 전쟁 시절로 올라갑니다. 다들 부산으로 피난 갔을 때 식사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 피난민들을 위해 거대한 솥에다 밥을 지어 제공했었는데 밥을 나눠주기 전에 사람들에게 줄을 서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는다고 하고, 줄이 잘 서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외쳤던 말이 바로 '개~판 오분전~'이었습니다.
즉, 밥이 거의 다 되었고 이제 솥뚜껑을5분 후에 열겠다는 말이죠.
바로 여기서 開板(개판)의 판은 솥뚜껑인 것입니다.
피난민들은 피난을 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계속해서 걷기 때문에 굉장히 굶주린 상태라서 이 통보를 들으면 이 사람 저 사람 할 것 없이 배식받기 위해 달려들어서 굉장히 난장판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개판오분전" 상태가 바로 여기서 유래된 것입니다.
다시
해병학교 보내야 겠다는 얘기가 절로 나옵니다.
그래도
날씨도 좋고 우리끼리라도 오랜만에 만나 좋아 산행을 했다.
10시 정각이다.
좀 기다려볼까 하다가 이미 못온다고 연락들이 왔길래 정시에 출발했다.
산행코스는
연신내역~향로봉~비봉~이북오도청~ 김영삼단골 칼국수집
가다가 한시간쯤후
계곡 옆 넙적한 바위에 자리를 잡았다.
프랑스 외인부대 전투식량을 꺼냈다.
1인분 단량이 많아 3명이 먹어도 된다.
엄청 고칼로리다.
그래도 뭔가 서운해
마지막엔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으로 입가심했다.
시원하고 그늘져 자리가 너무 좋아 여기서 그냥 쉬자하다가, 그래도 목적지가 있는데 가자하고 일어섰다.
30여분 올라가다 만난 이쁜 아줌마 둘.
아이고 죽겠네 하고 옆에 앉으며 말을 걸었는데,
이 아줌마 보통이 아니다.
나는 막걸리 있는 남자가 좋더라 한다.
아! 안타갑다.
아까 출발할때가 생각난다.
셋이 출발할때 막갈리 사자니까 ,
다들 그냥 가자한다.
야! 내가 막걸리안주로 아침에 부침개 했어 했더니,
그제서야 그럼 한병만 사자 했었는데,
그게 아쉽다.
막거리 다 마셨으니 이거라도 먹자하고 토마토썰어 놓은거 꺼냈더니 그것만 달랑 먹고,
나는 막걸리있는 남자가 좋아요하고 일어난다.
이 아줌마 보통이 아닌 프로 냄새가 난다.
그래 가라 가!
다시 한시간을 올라 향로봉을 지나 비봉에 다다랐다.
우리말고도 대부분 무서워 비봉에 못 오른다.
예전에 많이 올라가봤어 하면서.
예전에 무서워 떨었던게 생각난다.
그래도 흔적을 남겨야지 하고 조심조심 올랐다.
비봉앞에 다행히 한팀이 사진을 찍고 있다.
선생님! 사진한장만 부탁합니다.
열댓살은 어린 것 같은데 내가 아쉬우니 어쩔 수 없다.
선생님! 인상쓰지말고 웃으세요.
자! 다시 한번 웃으세요.
덕분에 몇장 찍었지만 내 인상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
하산후 이북오도청을 지나 , 예전 김영삼대통령되기전 단골 칼국수집을 갔다.
가는 길에 어느 고급 주택앞 화단에 있는 앵두가 탐스럽게 달려 눈치를 생각안하고 그냥 세개따서 하나씩 맛봤는데, 먹고난후 주변을 보니 다른 사람들이 쳐다봐 좀 창피했습니다
오후 3시30분이다.
10부터니까 5시간30분 산행이었다.
그런데 이쪽으로 몇년만에 왔더니 고기집으로 바뀌었다.
야! 그럼 시간이 너무 이르니,
편의점가자.
엥! 웬 편의점하면서도 따라갔다.
바로밑에 편의점이 있고,
탁자 놓을 자리를 계단위로 별도로 만들어 놨다.
탁자가 여러개인데 파라솔이 있어 그늘이 있고 시원하다.
길쭉한 캔맥주 하나랑 산에서 남은 오이로 안주 삼아 이 얘기, 저 얘기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늘 참 멋진 힐링산행이었다.
그리고 가볍게 맥주한캔으로 입가심하고 집에 가도 5시겠다.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뜬다고 하겠다.
맨날 자정넘어 들어갔는데...
개판오분전이
유종지미(有終之美: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의 멋진 힐링산행이었다.
일찍 집에 왔더니,
허전해서 딸내미 꼬셔 보쌈 소자에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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