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3월마감하고 퇴근하는길에 마트에 살것이 있어서
이마트로 가던 도중 지갑를 주웠습니다.
갈색 장지갑이였고, 꽤 비싸 보였습니다.
두리번 거리면서 주위를 둘러봐도 지갑을
찾는 사람은 없는 것 같더군요.
잃어버린 사람도 모르고 있을 것 같아서 지갑을 열어
신분증을 보니 머리카락이 없는 사람이였습니다.
좀 무섭게 생겼다고 생각하고..
근처 파출소(지구대)를 찾았습니다.
화요일 퇴근시간대라서 차도 많이 막히고..
귀찮은 맘도 들었지만,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마음 조리고있을까 싶어서.. 근처 파출소로 갔습니다.
이마트에서 바로 근처에 있어서 그리 멀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파출소에 도착해 순경들에게 상황을 얘기하고,
지갑속의 내용물을 확인하는데..
헐~~
100만원짜리 수표가 15장이나 나온겁니다.
헉.. (수표가 보이길래 세어보지도 않고 닫았거든요)
"혹시.. 지갑 주인이 나중에 나타나서 돈이 빈다고 하면 어쩌지.." 걱정이 앞서더군요..
주민등록증에 인상도 무서웠는데..ㅡ.ㅡ;;
밀봉되었던 거라면 그런 걱정도 안했을텐데
괜히 의심을 받을까봐.. ㅠ.ㅠ
제 신상정보를 메모지에 적고 있는데,
파출소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 습니다.
분실신고된 지갑이 있느냐는 전화였고,,
몇분 뒤 한 스님이 파출소로 들어오셨습니다.
주민등록증에 머리가 짧은 이유가
스님이라 그런거였습니다.
스님은 내용물을 확인했습니다.
돈이 모두 그대로라고 했습니다.
다행이였죠.. 후훗..
스님이 가죽지갑을 쓴다는게 갑자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쩝..
어쨌든.. 그 스님이 제가 주워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감사한다며.. 연락처를 적어갔고..
집에 와서 쉬고 있는데,
2시간 쯤 후에 연락와서 계좌번호를 여쭤보시는 겁니다.
감사의 뜻으로 약간의 성의를 표시하고 싶다고 하시네요.
간곡히 부탁하셔서 불러드리긴 했습니다.
얼마 후에, 핸드폰의 입금알람 메세지가 와서 확인해보니
150만원을 입금해주셨네요..
헉..
너무 큰 돈이라..... 부담스럽더군요..
파출소로 전화해 그분 연락처를 알아냈습니다.
스님께 전화드려서 너무 큰돈이라 받을 수 없다고
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리니..
제 얼굴에 힘든일이 많아 보였다고..
돈이 필요할 것 같으니 필요한 곳에 잘 사용하라고 하셨 습니다.
제가 누군지까지도 다 알고 계신분처럼 말씀하시더군요. ㅠ.ㅠ
계좌번호도 안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계속 눈이 아른거리네요.. ㅡㅜ
이돈으로 먹벙이라도 한 번 할까요?
아니면, 제가 기부를 할까요?
고민 되네요... 그냥 꿀꺽 하긴 좀 맘이 그렇고...
아니면, 스님이 계신 절에 가서 돌려드려야 할까요?
아니면, 그 절에 시주를 할까요?
의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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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스님이 계신 절 이름은 "만우절" 이었습니다.
**다들 4월부터 다시홧팅해요~~!!**
#만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