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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와 크리스마스

류종중 2021. 12. 23. 09:56

어제 동지팥죽은 드셨습니까?

저녁 늦게 시장에 갔더니 다 떨어져 팥가루만 사다가 쌀죽으로 대신했습니다.

동지는 동서양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날이라고 합니다.
어느 곳이나 태양(낮)의 길이가 길어지는 날을 축제로 여겼다고 합니다.

동양의 동지는 명절(작은 설)로 유지되고,
서양의 동지는 크리스마스로 축제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冬至)입니다.
해가 가장 늦게 뜨는 것도 가장 일찍 지는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것은 맞습니다.
밤 길이가 14시간 반 전후, 낮 길이는 9시간 반 전후입니다.
지금부터는 낮이 조금씩 길어지고 밤이 조금씩 짧아집니다.
그래서 동지는 태양이 다시 살아나는 ‘태양의 부활’을 의미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동지가 지나면 열흘에 해가 노루 꼬리만큼 길어진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지난해는 음력 11월 초순에 동지가 든 애동지였습니다.
올해는 음력 11월 중순에 든 중동지입니다.
애동지에는 팥죽을 먹지 않지만 올해는 팥죽을 먹어도 되는 중동지라고 합니다.

서유럽에서는 동지와 하지에 Solstice라는 단어를 씁니다.

冬至는 Winter Solstice,
夏至는 Summer Solstice입니다.
태양(Sol)이 멈추는(Stice) 날입니다.
동지와 하지 때 태양의 南中高度가 하강과 상승을 멈추고 반전(反轉)하기 때문입니다.
동지부터 낮이 길어지는 이유입니다.

◉동양에서도 서양에서도 동지는 중요한 명절입니다.
동양에서는 아세(亞歲),
즉 작은 설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중국 주나라 때는 아예 설로 삼기도 했습니다.

서유럽에서도 동지는 오래전부터 태양의 탄생일로 여겨지는 축일(祝日)이었습니다.
로마의 동지 축제와 게르만의 동지 율 축제 등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세계인의 축제일이 된 크리스마스도 바로 이 동지 축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거의 정설이 돼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흔히 성탄일(聖誕日)로 부릅니다.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것을 축하하는 날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12월 25일이 예수가 태어난 날은 아닙니다.
예수가 태어난 날은 잘 모릅니다.
신약성서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예수가 태어났다는 자체를 축하하는 날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예수를 이 세상의 빛, 태양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일부 성직자들은 예수가 탄생한 성스러운 날을 ‘태양의 탄생일’로 부르자는
주장을 제기해 왔습니다.

로마 황제 아우렐리아누스는 서기 274년 태양의 신전을 지으면서 동짓날인 12월 25일을 ‘무적 태양 탄생일’로 제정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서기 350년에 교황 율리오 1세가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후 그리스도 교회의 3대 축일 가운데 하나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 크리스마스가 오늘날의 새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인 19세가 중엽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카드, 산타클로스가 이때 등장했습니다.
새 크리스마스의 등장에는 빅토리아 여왕의 부군 엘버트공과 찰스 디킨스의 공이 컸습니다.
어린이 중심의 가족 축제가 되고 이웃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자선이 중시되는 날이 됐습니다.

◉그런 흐름은 이웃과 화합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던 우리의 동짓날 풍습과도 비슷합니다.
또한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도 크게 퇴색해 신앙과 무관하게 연말에 성대한 이벤트를 벌이는 축제일이 됐습니다.
그런 축제의 분위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악입니다.
19세기 중엽부터 캐럴들이 쏟아져 나와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이 캐럴이 넘쳐흘렀습니다.
이제 그 캐럴들을 만나봅니다.

♡ 크리스마스 캐럴(Carol) ♡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건 당신뿐)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Rockn’ Around the Christmas Tree
(크리스마스트리 주위에서 춤춰)
+◀Jingle Bell Rock(징글벨 록)
◼Michael Buble(ft: Carly Rae Jepsen)
◀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Year
(올해의 가장 멋진 시간)
*앤디 윌리엄스(Andy Williams)
◀Feliz Navidad(펠리스 나비다드)
◼Hose Felliciano(ft:FaWiJo)
◀캐럴 메들리
◼비긴 어게인팀
(이수현, 이하니, 폴킴, 윤도현, 헨리, 적재)


◉역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캐럴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머라이어 캐리의 크리스마스 노래가 아델의 ‘Easy on Me’를 밀어내고 빌보드 hot100 싱글 차트에서 3년 연속 크리스마스 1위 곡이 됐습니다.
지난주 아델의 신곡을 소개하면서 1위 자리에서 잠시 비켜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대로 됐습니다.

27년 전인 1994년에 나온 노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건 당신뿐)입니다.
이 노래는 이제 세계 어디서나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상징 노래가 됐습니다.

◉당시 남편의 권유로 만든 이 크리스마스 노래 한 곡으로 머라이어 캐리가 2017년까지
벌어들인 돈이 7백억 원이나 됩니다.
그 이후 빌보드 싱글 1위를 세 차례나 했으니 아마 상상을 초월할 만한 크리스마스 연금을
더 챙겼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노래는 무엇보다 캐럴을 팝 영역으로 넓혀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 긍정적인 사랑과 로맨스를 크리스마스와 연결해 캐럴의 소재도 넓혀 놓았습니다.

2년 전에 다시 만든 이 노래 뮤직비디오입니다.

https://youtu.be/aAkMkVFwAoo




◉크리스마스 노래는 빌보드 hot100 싱글 차트에서 Top 10에 다섯 곡, Top 20에 열 곡의 이 진입했습니다.
상위권 절반이 크리스마스 노래로 채워졌습니다.
올해 77살인 브렌다 리가 1958년 14살 때 부른 63년 전 캐럴도 지난해부터 빌보드 싱글 최상위권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Rockn’ Around the Christmas Tree
(크리스마스트리 주위에서 춤춰)입니다.
이 노래는 ‘루돌프 사슴코’를 만들었던 작곡가 조니 마크스(Johnny Marks)의 작품입니다.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서 춤추고 겨우살이 아래서 키스하는 크리스마스 전통 분위기를 담은 신나는 리듬의 노래입니다.

◉역시 같은 해인 1958년에 나온 바비 헴즈(Bobby Helms)의 ‘Jingle Bell Rock’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빌보드 싱글 Top 10에
진입했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로큰롤 음악을 들으면서 춤추고 즐겁게 놀자는 내용입니다.
전통 캐럴인 징글벨로 시작하지만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이 두 노래는 캐나다 출신의 남녀가수 마이클 부블레와 ‘칼리 레이 젭슨의 듀엣 메들리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CpQzsiyNwOg




◉58년 전인 1963년 앤디 윌리엄스의 노래도
빌보드 싱글 Top 10에 자리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의 앤디 윌리엄스의 노래입니다.

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Year
(올해의 가장 멋진 시간)입니다.
크리스마스의 멋진 광경,
행복한 모습, 사랑하는 모습,
좋은 일들을 얘기하면서 올해 가장 멋진 시간이 찾아왔다고 노래합니다.

https://youtu.be/SFGC_YgeQ5w




◉Feliz Navidad(펠리스 나비다드)는
Merry Christmas의 스페인어입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시각장애인 가수
호세 펠리치아노가 1970년에 만들고 부른 노래입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새해 복 많이 받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가사가 이게 모두입니다.
스페인어와 영어로 반복되는 이 간단한 문장이 이 노래를 오히려 인기 있는 캐럴로 만들어줬습니다.
FaWiJo란 어린이가 함께합니다.
유투브에서 채널을 운영하면서 11만의 가입자를 가진 꼬마 뮤지션입니다.

https://youtu.be/0UVUW11FENs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불렀던 ‘비긴 어게인’팀의 캐럴 메들리를 마지막 순서로
듣습니다.
앞서 들은 머라이 캐리의 노래와
Last Christmas 그라고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산타클로스가 오시네) 등 세곡으로
올해도 모두 빌보드 상위에 랭크 된 캐럴들입니다.

https://youtu.be/0KDwEn5SrRc




◉지난해와 올해 크리스마스 캐럴들이,
특히 오래된 캐럴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사랑받고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집에서 추억의 캐럴을 들으면서 마음이나마 달래보려는 사람들이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아쉽지만 그렇게 자제하는 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인 듯 합니다.
‘오늘 축제를 즐기고 내일 슬퍼하는 것보단
오늘 축제를 취소하고 내일의 삶을 축하하는 게 낫다’
WHO,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의 어제 말을 새겨 봐도 그런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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