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봉천역 부근에서 친구몇명과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헤어지면서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친구가 타고 갈 버스를 기다리다가 정류장에 의자가 있어 앉았는데,
의자가 따뜻하더군요.
날씨가 추웠는데,
의자에 열선이 있어 따뜻해 기분이 좋더군요.
우리 나라 복지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친구들과 헤어져
2호선 전철을 타고 집에 가는데,
신도림역까지밖에 안가더군요.
다른 2호선 순환선 전철을 기다리다가,
마침 신도림역이어서 여기서 지선을 타고 한정류장 가서 도림천역에서 내려,
안양천을 걸어 술깨면서 집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도림천역에서 내리는 사람이 없어 나혼자 내렸는데,
좀 떨어진 벤치에 젊은 여자애가 술에 취해 널브러져 있습니다.
그냥 모른척할려다가,
불러 깨워 정신차리라면서,
어디까지 가냐고 했더니,
신정네거리역까지 간다는데,
세 정류장 떨어진 곳이더군요.
빨리 정신차리고 다음 전철 타고 가라고 했더니,
아빠 오기로 했다더니 갑자기 훌쩍이고 울더군요.
난감해서 지하철 직원을 찾아 취객이 의자에 앉아 있다고 얘기를 하고 인계를 했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는 나가는데,
그 학생이 밖으로 뛰듯이 나보다 먼저 나가더군요.
정신 차렸나 보다 생각하다가,
몇정류장 더 가야하는데 하고 혼자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안양천쪽으로 걸어 내려가는데,
저만치 아래 계단에 그 애가 수구리고 앉아 있더군요.
지켜 보다가,
그냥 모른척하고 계단을 내려갈까,
추운데 동사할지 몰라 깨워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그때 마침 전철역 밖으로 아까 직원이 나오길래,
상황을 얘기했더니,
자기도 일보러 나왔지,
바쁘다면서 모른체 해버리더군요.
112에 신고하든지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전철역사를 벗어났기에 자기들 책임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더군요.
그래서
112에 신고를 했더니,
5분안에 도착한다고 하더니,
실제는 10분이 되어서야 도착하더군요.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지금 내가 뭐하고 있지 하는 생각과,
그래 좋은 일 했다고 생각하자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찰이 두명 왔길래 ,
학생 힘내 하고 얘기하고 집에 걸어오는데,
아무것도 아니지만 마음은 편하더군요.
20여분 걸어 아파트에 도착했는데,
삼사일전에 우리 라인 소방밸브가 파손되어 엘리베이터가 침수되어 ,
우리 라인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수리중이어서 ,
며칠동안은 옆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을 건너가서 집으로 가야했습니다.
오늘도 당연히 수리중이라 생각하고,
옆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을 올라갈려고 하는데,
옥상출입문이 잠겨 있더군요.
이런 뭐야 하면서 문에 적혀있는 관리실에 전화했더니,
뭐라 뭐라 하면서
어디 사는 누구냐고 하길래
집 호수를 가르쳐줬더니,
엘리베이터되는데
왜 거기로 갔냐고 하길래,
내가 짜증을 냈더니
좀 만 기다리란다.
한참후 옥상쪽에서 문이 열리는데 생각도 못한 집사람과 경비아저씨가 같이 나타난다.
술좀 왠만큼 마시고 다니란다.
엘리베이터 되는데,
왜 엉뚱한데서 올라와 사람들을 귀찮게 하냐고 한다.
옆에 서있던 경비가 또
술한잔 하셨구먼 한다.
아 ! 이런 제기랄
아침까지 고장나서
지금도 그런 줄 알았지
술취해서 집도 못찾는 사람 취급받을 줄이야...
남일이 아니었습니다.
#지하철취객 #지하철2호선 #도림천역 #112 #엘리베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