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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춘란과 개란

류종중 2022. 7. 7. 12:10

지인에게서 아침에 사진한장을 받았습니다.


6월 합천 난 전시회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헉! 소리나는
오랜만에 보는 난입니다.
한촉에 1억정도,
사진의 난은 1억5천만원짜리라고 합니다.

한국란은 춘란이라고 향이 없는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잎이 넓고 꽃이 큰게 주로 영국산 서양난이라고 합니다.
난을 산업화시키고, 널리 보급화해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난입니다.

한국춘란은 꽃과 잎으로 구분해서,
화예품과 엽예품으로 쉽게 구분한다고 합니다.

화예품은 꽃이 기존꽃과 다르거나 색깔이 다른 것이고,

엽예품은
잎에 선상이나 반상의 무늬가 들거나,
잎자체가 변이하여 관상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기존의 보통란(보춘화)이 아니고,
돌연변이가 한국춘란이라고 합니다.

돌연변이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난초가 희소가치가 있고,
아름답냐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50~60대 이상 세대들의 취미는
분재,수석,난이 주종을 이루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불갑에 가도,
젊은 사람들이 사는 시골 집들엔,

불갑산에서 주로 캔 소사분재,동백분재,소나무분재등 여러 분재들이 많은
집들이 많습니다.

요즘은 여행 , 골프가 대세일 것입니다.

난을 보니 불갑에 얽힌 예전 일이 두가지가 생각납니다.

20몇년전 일입니다.

직장에서 10년정도 선배와 관련된 일입니다.

우리 지점으로 감사를 와서 처음 뵈면서 인사를 하는데,

고향이 어디냐고 묻더군요.

전라도 영광입니다.

영광 어디?

영광 불갑입니다.
불갑이라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불교가 들어와 , 불교의 불, 갑자의 갑을 합쳐 불갑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불갑 어디?

그때 멍히 선배를 쳐다 보며,
어디라고 하면 아세요?
하고 물었더니,

말이 많네
불갑 어디야 ?

불갑사가는데 있는 방마리입니다.
라고 말했더니,

거기 방마산 밑이냐?
그러더군요.

순간 놀랬습니다.

이분 고향이 불갑은 아닐텐데 하고 말입니다.

너 혹시 부춘리 뒷산은 많이 가봤냐?
삼각산이라고,

멍히 쳐다 보다가,
혹시 처가나 외가가 불갑이세요 하고 물었더니,

주머니에서 여러번 접은 큰 종이를 꺼내 보여주더군요.

전국지도가 큰 종이, 일명 전지라고 부르는 종이에 손으로 그려져 있고,

각 지명과 산, 마을 이름이 적혀져 있더군요.

전국 난지도라고 스스로 부르는데,
선배가 수작업으로 만든 지도이더군요.

불갑산, 건무산, 방마산, 삼각산을 난 채취하려고 대여섯번 갔다왔는데,
다른데 난은 개란이고,
부춘리 뒷산은 가끔 좋은 난이 있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그렇게 전국산을 다니시냐고 물으니,

감사실에 있으면서 전국 지점 감사를 일주일씩 나갈때,
남들은 감사가 끝나면 토요일에 바로 서울로 복귀를 하는데,
자기는 1박을 하면서 그 근방 산을 뒤지고 다녔다고 합니다.

불갑 삼각산,
손불 군의산,
신안 섬,
강진 난봉산등 전라도 해안가 섬에 좋은 난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이분에게 놀랜 것은 또 한참후 다른 것이었습니다.

이분은 감사실에 5년을 근무를 했었는데,

감사실 직원중 지점 감사직원은 1년 52중에 40주 정도를 각 지점 감사를 다닙니다.

내 경험을 생각해 보면,
처음 몇달은 각지역 여행이다 생각되고,
대접받듯이 생활하다 보면 좋은데,
6개월이 지나면 ,
남들은 힘있는 부서라고 무게 잡는다고 하는데,
힘든 3D 업종 부서입니다.

각 지역에 감사를 가면,
점심,저녁을 그지역에서 맛있고 유명한 식당에서 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았었습니다.

지금은 세태가 바뀌어 그렇지 않습니다.
그랬다가는 구설수에 올라 서로 피합니다.

남들은 그냥 먹고 마는데,
이분은 식당 명함을 얻고,
사진을 찍고 일기를 썼다고 합니다.

감사실을 그만두고 2년쯤후 ,1998년에 제가 감사실에 갔더니,
우리 팀에 책을 한권 보내주시더군요.

전국 유명 맛집이라는 책인데,

식당안내, 음식소개등 사진이 첨부된 안내책인데,
저자가 그 선배분이었습니다.

하나 하나의 메모가 나중엔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것을 그때 실감을 했었습니다.

오늘 사진을 보니,

또 하나,
불갑에서 난에 얽힌 사연도 생각납니다.

20여년전에 일요일인지 쉬는 날에 시골에 내려가, 아버지랑 집옆 산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떤 5~60대쯤 되는 한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걸더군요.

이쪽으로 올라가면
난이 좀 있습니까?

(올라 가면 방마산입니다)

아버지께서
잘 모르것소 하고 대답하니,

하긴 시골사람들이 난이 뭔줄 알겠어요 하고,
혀를 차며 산으로 올라가더군요.

이런 개새끼가 말하는 것 좀 보소, 사람을 무시해도 그렇지 하고,
내가 화를 낼려니까 ,
아부지가 냅둬라하시면서,
아마 저놈은 헛고생만 할것이다 .
여긴 다 개란이다 하시더군요.

어렸을땐 꿩풀이라고
불리며 옆산에서 흔하게 보던 그냥 풀이었습니다.

올라올때,
집주위산에서 난을 여러개 캐서 서울에 가져와,
화원에 들려 난화분도 여러개 사서 옮겨 심었습니다.

난꽃이 피면 이뻐서 보기가 좋더군요.

그런데 관리를 못해
쉽게 죽어버리더군요.

언제 또 내려가면 많이 캐와야지 , 시골가면 많은데 하고 위안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지하철을 탈려고 전철역을 가는데,
전철역 길에서 춘란이라며 불갑에서 가져온 것과 똑같은 난을 한 묶음에 2,000원씩 팔더군요.
아마 열뿌리는 넘을 것 같더군요.
촉으로는 더 많겠지요.

그럼 그렇지
방마산 난은 역시 개란이라
가치가 없구나 생각하고,
그 이후엔 잘 안캐지더군요.

난사진을 보니
한번도 안 올라가 본
불갑 삼각산이 생각납니다.

30년전에 응봉리 봉암사는 어느 분이 삼각산에서 ,
700백만원정도 되는 노란 줄무늬가 있는 난을 캤었다는
친구 얘기도 생각납니다.

지금도 삼각산 어딘가에 한뿌리 정도는 숨어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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