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아 !
조심히 다녀 !
이 문자를 보자 마자,
나를 본 줄 알고 깜짝 놀랬습니다.
비온다는데도
휴가때 방콕만 있기 그렇고, 그냥 말 수가 없어,
무의도나 가자.
가다가 실미도에도 넘어가 보자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실미도를 가다가,
실미도 간조시간을 체크했더니,
아침 6:50분이라고 합니다.
내일은 9:20분.
미리 체크하고 출발했어야 하는데,
간조시간 맞춰야 걸어서 실미도를 들어갈 수 있는데,
좀 애매하네 하고 걱정하면서도,
그래도 혹시 몰라 그냥 실미도를 향했습니다.
서울에선 비가 조금씩 내렸는데,
서울을 벗어 나니 비가 안와 다행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한시간후 9시경에 실미도유원지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입구에서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위험하다고 통제를 합니다.
그런데
실미도 유원지 이 놈들은 완전히 바가지입니다.
유원지 주차비 3,000원,
입장료 2,000원씩 달라고 합니다.
실미도도 못 건너가게 하면서 받는다는게 이해가 안가더군요.
기분이 별로여서 뒤돌아
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주차비가 무료입니다.
해수욕장에 산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불안하게 하늘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백사장엔 사람이 지나가도 도망을 안가는 갈매기들이 마치 조약돌 같습니다.
짚라인을 한번 쳐다보고,
해안가를 빙둘러,
바다위에 설치한
탐방도로를 산책하면서 사진도 한컷했습니다.
바다위에서 탐방도로길을 걸으며 산책하는 기분도 좋더군요.
해안가 사자바위 등도 볼 만 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해서 모자도 날라갈려고 해서,
오래 걷지 못하고 몇백미터 가다가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어 아쉬웠습니다.
해수욕장으로 되돌아 오면서 바닷가를 보니 ,
밀물때 물따라 들어왔다가,
썰물때 그물에 걸리는 고기를 잡는 그물들이 해수욕장을 빙둘러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런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어법을 개막이어법이라고 한다.
뒤돌아 오는 해안가엔 이르 모를 난초 꽃도 있습니다.
뒤돌아 주차장 가는 길에 화장실이 있어 들렸는데,
세면대에서 손을 씻기 전에 목이 칼칼해서 침을 뱉고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이런! 물이 안나옵니다.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냥 나오는데,
영 마음이 개운치 않더군요.
해수욕장을 나서다가,
온 김에 소무의도 다리를
건너며 바다를 구경하고, 밥이나 먹고 가자 하고 ,
소무의도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식당 주인들이 길가 주차장에 자기 손님 자리 만든다고,
이것 저것 물통등 주차가림막을 설치해 주차할 수가 없어,
뒤돌아 가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투덜대며 걸어 가는데,
갑자기 한두방울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다리를 건너 기분도 내고 소무의도에 갈려고 하는데,
바닷가라 바람도 쎄고,
비가 내리니 어쩔 수 없어서,
가자 가 !
하고 되돌아 오는데,
딸내미 우산이 반대로 뒤집어져 버리기도 하더군요.
겨우 겨우 비를 피해 차에 올랐는데,
많이 아쉽더군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을왕리 가서 칼국수나 먹고 가자 하고 가는데,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지 시작합니다.
이십여분 지나 을왕리해수욕장에 도착했는데,
이런 !
칼국수 먹으러 왔는데,
칼국수 같은 장대비가 쏟다져서 내릴 수가 없습니다.
소나기니까 좀 만 기다려 볼까 했는데,
앞이 안보일정도로 더 심해지길래,
안되겠다.
이런 날은 집에 있는게 최고다.
집에 가자 가.
을왕리해수욕장을 벗어난지 2~3분후,
100m쯤 앞서 가던 앞차가 갑자기 멈춰 섭니다.
왜 그러지 하면서
멈춰섰다가,
추월해서 지나갈려는데
갑자기 운전석 문을 열길래,
아 ! 새끼 갑자기 문을 열면
위험하잖아 하고 투덜대다가 덜컥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습니다.
오른손에 긴 장총을 들고 내리면서 나를 한번 쳐다 봅니다.
어 ! 어 !
총이다 ,
뭐지 왜그러지
내가 무슨 잘못했나 하고 별 걱정도 하면서 쳐다보는데,
뒤트렁크를 열고,
플라스틱 바구니에서 뭘 주섬 주섬 집더군요.
뒷좌석에서 그걸 본 가족들이 ,
빨리 가!
그냥 가!
하고 놀랩니다.
얼른 지나가면서
다시 한번 쳐다 보니
비옷을 입고 있습니다.
옷에 달린 모자도 쓰고 있어 ,
전문 사냥꾼 같아 보입니다.
이 비오는데 무슨 잡을게 있을까 하고,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얼른 벗어나는데,
총들고 내리는 모습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썩 유쾌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깜박이를 계속 켜고,
한시간 거리를
두시간에 걸쳐 겨우 서울에 도착하니 ,
빗줄기가 가늘어 지더군요.
빗속의 여인을 틀고 노래를 부르며 마음을 달랬더니,
냉장고에 넣어 둔 막걸리가 생각나고,
부침개도 생각이 납니다.
항아리보쌈집에
부침개때문에 4인 종합세트를 주문해서,
집에 들고 와,
한잔 두잔 ,
막걸리, 담금주를 마시다 보니,
슬슬 잠이 와
한참 잠을 자는데,
으르릉 꽝꽝!
요란한 천둥소리에 잠을 깼더니,
하늘이 무너졌나 봅니다.
정신을 차리자 하고
핸드폰 화면을 켜니,
종중아. 조심히 다녀~~^^
어 !
깜짝 놀랬습니다.
그 와중에 누가 나를 봤나 보네 하고 다시 확인해 보니,
뉴스 화면도 복사되어 있습니다.
얼른 창밖을 보니,
안양천 잠수교는 이미 잠기기 시작합니다.
고등학교 친구가 단톡방에 장난으로 올린 사진과 글이었습니다.
어제가 입추라더니,
이번 주 비 그치면
이제 곧 가을이 다가 올 것 같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 된
우중런을 하루 종일 하게 되었지만,
누군가 이런 상황에도 나를 신경써 주는 친구가 있다고 생각하니,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들 편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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