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도 8월에 겪었던 개고기를 처음 먹어 본 날 경험입니다.
중위 계급장을 남들보다 2주 늦게 달고서 진급턱을 내던 날입니다.
이유는
계급장을 떼고,
1번 번호표만 달고서 몇달 동안 해병대 수색교육을 받느라고,
진급시기도 지났기 때문입니다.
수색교육을 끝내고 혼자 중대장실에서 여단장님한테 진급신고를 했습니다.
저녁엔 중대장이하 중사이상 간부들이 진급턱을 내라면서 ,
백령도 진촌에 있는 어느 식당으로 데려 갔습니다.
처음 가 보는 식당이고,
처음 먹어 보는 보신탕이었습니다.
수육을 시켰는데,
중대선임하사가 주인아주머니한테 그거 없냐고 물어봅니다.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계급은 내가 장교라 높지만,
중대선임하사가 나이는 나보다 열일곱살이 많아 삼촌벌이었습니다.
중대선임하사가 주인에게,
오늘 내가 주인공이라고 그걸 얘기하니,
주인이 알았다고 나갔다가,
도마에 무슨 고기를 가져오더군요.
다들 나한테 먹어보라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신이었습니다.
몸에 좋다고 하는 해구신과 비슷한 구신이었습니다.
너무크게 있어 징그럽게 쳐다 보니,
주인아주머니가 칼로 반을 잘라 줍니다.
남들 눈치에 한점 입에 넣고 씹었더니 희한하게 뼈가 있더군요.
속에서 약간 거부반응이 일어나 얼른 삼키고 화장실에 갔다 오겠다고 말하고, 바람도 쐴겸 담배하나 피울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식당 마당에서 희한한 모습을 봤습니다.
어느 차 기름통에서 호스로 차 옆에 빨간 고무다라를 놓고 기름을 빼고 있더군요.
방에 들어와 얘기를 했습니다.
이! 나쁜 놈을 내가 잡아서 헌병대에 신고하든지 해야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깜짝 놀란 중대장과 선임하사가 나를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혼내듯이 진정하라며 앉으라고 하더니 조용히 뭐라고 합니다.
짚차타고 온 사람은 계급이 최소 소령이상이니,
나보다 계급도 높고 끝발있으니 모른척 하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나만 다친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 진촌의 그 식당은 백령도에서 하나밖에 없는 개고기집인데,
백령도애서 3년 근무하면서 서너번 갔던 것 같은데,
그런 기름 파는 장면을 두어번 본 것 같습니다.
한번은 60트럭에서도 빼더군요.
트럭은 기름통이 커 더 많이 팔 수 있었겠죠.
나쁜 놈을 새끼들 !
해년마다 복날이 되면 그때가 떠오릅니다.
※ 식당에 기름 파는 방법
- 부대에서 차에 기름을 가득 넣고 식당에 감
- 음식을 먹으면서 귀대할 양만 남겨 놓고 기름을 식당에 팜
- 고무 호스를 이용해 입으로 밑에 받쳐 둔 넓은 빨간 고무 다라에다가 기름을 받는다.
- 음식을 공짜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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