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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에게 마져 오빠소리 듣는 오빠 !

류종중 2021. 7. 21. 13:37

가정의 달 !

5월 어버이 날에 서로 일정이 안맞아,



늦었지만 이제라도 뭉치자 해서 처가 식구들이랑, 5.22(토)일에

곡성 처남 농장에 모였습니다.



산에 오니 의식하지 않아도 공기도 좋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오후에 도착해서

다른 형제 가족들을 기다리다가 산책을 나섰습니다.



나서자 마자 장독대가 보입니다.



장독대 항아리 뚜껑에 돌이 하나씩 올려져 있습니다.



뭐지 ?

없는 것도 있고,

하나 올려진 것도 있고,

네개 올려져 있는 것도 있습니다.



알고 보니,

된장 담은 햇수랍니다.



하나는 1년,

세개는 3년 묵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

네개는 뭐냐고 했더니,

뭐시랑 뭐시랑 섞었다고 하는데, 정확한 것은 잊어 버렸습니다.



해가 아직 떠 있어서,

몇명은 산에 취나물 뜯으러 가고,



우린

쑥을 뜯으러 갔습니다.



부침개 해서 먹게 ,

쑥이 자라 맨 위 꼭지 순만 따라고 합니다.



뜯으려고 보니,

이미 쑥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뜯다 보니

부르지도 못하는,



쑥대머리~~

한구절이 생각납니다.



쑥대 꼭지 몇개 뜯다가,

어디 선가 향기가 나길래,

킁킁거리며 숲속을 헤치니,



더덕밭이 있습니다.



아 !

이런 행운이 있나.

몇뿌리 캐다 보니,



군대시절에 더덕캐서 더덕주 담아 먹는다고 하다가,



조급함을 참지 못하고,

더덕을 썰어 이틀만에 더덕주 만들어 마셨던 추억도 떠오르더군요.



산을 내려와,

식탁에 앉으니,

오골계,광어회, 홍어회 이것 저것 푸짐하게 차려져 있습니다.



몇뿌리 안되지만,

무등산 막걸리에다가 더덕을 썰어 넣었더니,



오메!

끝내줍니다.



거기다가,

처남댁이 오랜만에 처가에 왔다고,

오골계 닭다리 하나를 뜯어 줍니다.



아이고! 눈치보이고 황송하더군요.



매일 매일

오늘만 같으면 좋겠습니다.



얼큰하게 한잔 하고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났습니다.



다음 날 일요일 낮에 처남네 밭에 다같이 가서 얼갈이 배추와 열무를 뽑았는데,



농사를 처음 재미 삼아 했다면서,

그냥 양은 생각안하고,

놀리는 땅에다가 씨만 대충 뿌렸다고 하는데,



밭의 무배추를 뽑고, 그곳에 다른 작물을 심은다고 전부 뽑아 보니,



1주 전쯤에 뽑았어야 하는데,

일손이 부족해서 지난 1주일 사이에 비가 와서 많이 자랐다고 하더니,

양이 트럭에 하나 가득이었다.



이걸 김치를 담는다고,

다듬고,씻고,절이는데 열몇명이 달라 붙었습니다.



양이 어마 어마 하여,

대충 절반을 버려야 했습니다.



그 버리는 쓰레기는 닭모이로 닭장으로 가져가야 했는데,

옆에서 구경하는 내 차지였습니다.



몇번을 닭장으로 들고 날렸는데,

그 곳에서 뜻밖의 환호성을 들었다.



혹시 닭의 울음소리를 들어 보셨습니까?



닭의 울음 소리는 대충 두가지로 알고 있으실 겁니다.



수탉은 꼬끼오~~

암탉은 꼭 꼭 꼭 꼭

꼬꾸덱 꼭 꼭



그런데

싱싱한 별미 야채를 들고 갔더니,



닭들이 달려들더군요.



오빠 !

오빠 !



엥 ?



미쳤네.



놀래 닭장밖으로 뛰쳐 나왔습니다.



뭐지 ?

막걸리 몇잔밖에 안 마셨는데,



오빠라니 ?



소름이 끼치고,

팔뚝에 닭살이 돋더군요.



내가 전생에 닭이었나 ?



아니면 시조새 ?



망설이다가 슬며시 다시 닭장에 들어 갔습니다.



꼬끼오 !

꼭 꼭 꼭 꼭 !



그리고



새겨 들으니,



꼬까 꼬까 꼬까 !

하는 놈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날개 훼를 치며 달려드며 악쓰는 소리 !



이게 오빠 ! 오빠 ! 하는 소리다.



연예인들이 그 소리에 미친다더니,



나는 닭살이 돋아 소름이 끼치는 장면이다.



이제는 하다 하다

닭들에게마져 오빠소리 듣는 오빠다.



내가 너무 잘 났나 ?

아직도 취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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