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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초파일에 날씨가 좋아 창밖을 보니,
안양천변에 사람들이 엄청 많다.
구로구청과 양천구청에서 해당지역 안양천변에 꽃밭들을 조성했는데,
장미꽃들이 화려하다.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핸드폰으로 사진찍으며 즐거워 행복해 한다.
여기 장미꽃들은 희한하게 5월에만 피는게 아니고,
몇달동안 피고 지고 계속한다.
제 값어치를 초과한 성공한 전시 행정이다.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청보리밭이 화려하다.
꽃중의 꽃이라는 양귀비꽃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그 옆에 초라한 듯 바람에 흔들거리는 풀꽃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정겨운 삐비꽃이다.
삐비는 띠의 사투리인데 여기 심어져 있는 삐비는 홍띠이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삐비가 꽃을 핀 것을 보고, 옛 추억을 떠올릴 것 같다.
봄되면 여자들은 쑥캐고,
남자들은 칡캐고, 삐비뽑아 먹던 그 시절이
떠오를 것이다.
삐삐 껍닥(껍데기)은 전라도사투리로 잔디와 비슷한 풀, 즉 띠란 풀의 겉 껍데기를 말한다.
봄이 되면 시골에선 먹을게 없던 군것질거리가 없던 시절에 ,
풀에서 새싹이 자라나 꽃이 피기 전에 그 속살을 까서 먹으면 배는 안부르지만,
풀내음이 상큼하고,
오래 씹으면 껌같다고 즐거워들 했다.
물론 밀이 익기전에 밀 모개를 뽑아 불에 꺼슬려 먹는 밀꺼스름을 물에 씻어 씹으면 찰져서 더 쫀득 쫀득해서 껌에 가까웠다.
삐비는 초근목피의 유래이기도 하다.
바로 띠뿌리는 배고플때 먹었던 풀뿌리다.
하얀마디가 있는 뿌리는 달짝지근한 맛이 있다.
삐비껍닥(껍데기)은
이미 삐비 속살을 먹어버려,
아무 쓸모없는 것,
하찮고 볼품없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 꽃피기전의 삐비의 속살을 먹고 난 껍데기는
사람이나 처지의 표현에 많이 쓰인다.
저런 삐비 껍닥같은 놈,
아 ! 삐비 껍닥같은 신세하고, 남을 실속없다고 욕하거나,
신세 한탄할때 쓰였다.
겉만 번드르르 하고,
허풍 허세만 떨며,
거짓말 잘하는 위선자를 뜻하기도 해서,
요즘 실속없는 헛소리하는 정치인을 욕할때 삐비 껍닥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하고,
남이 나를 무시할때,
나를 삐비 껍닥으로 안다고 화를 내는 경우에 쓰이기도 한다.
아무것도 아닌 듯한 풀꽃일지라도,
봄이 안겨준 즐거운 나들이 선물이다.
#삐비 #삐비껍닥 #껍데기 #초근목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