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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상 과일 윗부분만 살짝 깍는 이유

류종중 2021. 7. 23. 12:33




제사상 과일 위쪽만 살짝 자르는 이유를 아십니까?



성묘길에 나섰는데,

벌써 봄이 다 되었습니다.



산에 오르는데 멀리 보이는 매화들이 벌써 만발을 했습니다.



산길옆 조그만 계곡물엔 개구리알이 꿈틀대고 있더군요.




이걸 어렸을땐 미롱알이라고 바가지에 담아 가져와 후루룩 마셨던 기억이 나는데,

개구리 알과 미롱알은 다른지도 모르겠습니다.



산길을 걷는데,

군데 군데 춘란이 많습니다.




이것은 별로 가치가 없어,

개란이라고 부르고,

어렸을땐 꿩풀이나 꿩밥이라고 불렀었습니다.



그래도 꽃대가 올라오길래 몇뿌리를 흐믓한 마음으로 캤습니다.



난이 많아 강진 성전의 이 작은 산을 동네사람들은 난봉산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성묘를 할려고,

제사상에 과일을 진설하면서,

배 윗부분을 자르니,



옆에 서있던 조카가 왜 제사상 과일은 윗부분을 칼로 자르냐고 묻습니다.



갑자기

멍해지더군요.



몇십년동안 그래왔듯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줄만 알았는데,



왜 그런 줄을 몰라,



원래 제사상엔 이렇게 하는 거야 하고 대답을 하고,



좀 있다 살짝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이를 불교 용어로 사식(四食)중 하나인 촉식(觸食)이라고 한답니다.



즐거운 생각을 일어나게 하는 촉감을 음식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그냥 과일을 잘라서 먹으면 되지만,

귀신이나 영혼들은 먹어 볼 수가 없고, 그져 바라볼 수 밖에 없어 이들을 배려한 방식이라고 합니다.



과일을 깍지 않으면 속살을 맛볼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깍아서 내용물을 접촉할 수 있게 해주면,

조상님들이 눈으로 음식을 감상하고, 느끼기 위한 배려라고 합니다.



뭔가 느낌있는 성묘길이었습니다.
#제사상과일 #촉식 #과일윗부분깍는이유 #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