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저녁에 7시 넘어 바람쐬러 안양천 산책길에 나섰다.
한달전쯤 서울시에서 농업박람회를 안양천에서 하면서 화분을 많이 설치했었는데,
그중 사각화분대에 수박등 텃밭 작물등을 많이 심어 놨었는데,
오늘 보니 드디어 수박이 열렸다.
한 2주쯤 지나면 먹을 만 해질려나 모르겠다.
어렸을때 동네에서 여름에 수박 서리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냥 하나만 몰래 따다 먹었어야 했는데,
한밤중에 어떤게 익었는지를 몰라 무조건 큰 것으로 차두에 몇개를 따 담아서,
끙끙거리며 가져다가 주먹으로 때려 깨먹기도 하고,
수저로 동그랗게 파서 떠 먹다가 배불러 먹지도 못하고 ,
다음 날에 먹을려고 숨켜놨다가,
학교갔는데 수업시간에도 그것만 생각하다가 집에 뛰어 왔더니,
변해서(골아서) 먹지도 못하고 냄새나 어른들한테 들켜 혼날까봐 몰래 산에다 버렸던 추억이 생각난다.
서울에선 다 익을때까지 구경하라고 놔두겠지 하고 기대해 본다.
200여m쯤 걸으니 정말로 반가운 꽃을 보았다.
바로 목화다.
저 목화도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면,
하얀 목화꽃이 피기전에 열매를 껍질을 벗기고 먹곤 했었는데,
벌써 그게 50년전 추억이다.
목화는 고려시대때 문익점에 의해 붓두껑에 숨겨져 전해졌다 하는데,
영등포구 문래동이란 지명이 이 목화와 관련된 지명이다.
文익점에 의해 전래( 來)되었다고 해서 목화 전래지라는 문래동이라는 설,
고려대를 만든 인촌 김성수선생이 영등포에 경성방직을 만들었는데,
이때 물레가 많아 여기서 문래동으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여기 저기 중소기업들이 문레를 설치해 메리야스를 만들었던 곳이다.
갑자기
방직기계?
방적기계?
쓸데없는게 헷갈린다.
* 방적 (紡績) 실을 뽑는 것
* 방직 (紡織): 실을 가지고 옷감을 짜는 것
수박과 목화를 보니, 배고팠지만 행복했던 어린 날의 추억에 산책길이 행복한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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