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총든 도둑놈

류종중 2021. 9. 14. 14:51

4년전 자료를 복사했습니다.

백령도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눈 치우는게 너무 힘들다는 현역병 얘기를 듣고,
옛 추억에 젖어 본다.

☆ 눈이 많이 와서 겪었던 사례 ☆

86년 어느겨울 대청도 63대대 10중대 소대장때입니다

아침에 밥을 먹는데 생전 못보던 고깃국이어서 맛있게 먹고 담배하나 피고 있는데,

위병소에서 악쓰는 소리가 나고 시끄러워 내려갔습니다.

할아버지 한분이 우리집 개똥이 달라는 겁니다.

뭔소리인지 몰라 쳐다보다 부대내로 들어오려는 할아버지를 극구 말리고 돌려 보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

새벽에 무릎까지 쌓인 눈을 겨우겨우 밟으며 똥개한마리가 부대쪽으로 오길래 ,

위병 근무서던 해병이 얼른 목을 껴앉고 잡아 식당으로 직행해서 쓱싹하고 ,

평소보다 1~2시간 일찍 기상해 눈을 쓸고 개발자국을 없앴다네요. 중대장 소대장 모르게.

부대정문 200~300m 내리막에 민가가 있는데 다 못치우고 부대주변만 치우고 놔두었더니 ,

주인이 개발자국 흔적보고 찾아왔었던 것입니다.

그땐 오리발 내밀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 의식하지 못했던 강도짓

부대앞을 돌아 썰물때 요즘도 장촌 아줌마들 굴캐러 부대앞을 지나가나요?

84년도에 해병대특수부대(망치부대 MIU)가 없어지기전 ,

여름엔 2~3개월씩 수색대부대터에 임시막사 세우고 북한 침투 훈련을 했었는데 ,

부대 뒷산에 블록 벽돌로 만든 적 초소, 가건물들이 몇개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 없겠지요.

당시 부대원들은 계급장 없고 머리기르고 외출을 했었는데 ,

술마시고 사고 치는 경우에도 조용히 무마가 되는 부대여서 ,

그후 수색대가 들어 서서도 민간인들이 우리 부대를 무서워 했습니다.

일요일 어느날 심심해서 해안가 돌 주우러 나가려고 위병소에 가다 보니 ,

100여 m 떨어진 곳에 아주머니 몇명 모여 있길래 위병한테 물으니 ,

굴캐던 아줌마들이 무서워 부대앞으로 못 지나가고 ,

위험 절벽쪽으로 붙어서 가려고 그런다길래 ,

시골의 농사짓는 엄마가 생각나 부대앞으로 오라해서 얘기하며 ,

한번 맛보게 굴좀 주라 했더니 서로 눈치보며 멈칫한다.

위병소에서 딸딸이 날려 츄라이 하나 갖고 오라해서.

밥그릇 하나만큼 담고 보냈다.

그렇게 굴맛을 두세번 맛보던중 외출해 장촌식당에서 술한잔하는데 ,

주인이 머뭇거리며 그 얘기를 한다.

하루종일 세그릇 캤는데 한그릇 뺏어가는 건 너무 과하니 쫌만하고 얘기하길래,

얼굴 빨개져 내용 몰랐다고 사과하고. 돈주고 사먹겠다하고 , 500원어치 , 1,000어치씩 사먹었는데,

일부 위병소근무자들이 나 본따라서 ,

몇번 공짜로 얻어먹어 좀 시끄러워 질 것 같아 , 내가 잘못했다. 민원들어가면 골치아프다. 이제 끝 알았나?하고 교육했던 기억이 난다.
#백령도 #굴 #총든강도 #개고기 #대청도 #눈 #총 #도둑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