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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주의

류종중 2021. 9. 16. 11:49


야외 활동시 특히 벌초를 할때 말벌, 야생벌에 조심해야 한다.

친구가 태양광발전시설 사이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을 벌초하면서 겪은 사연과 동영상을 보내왔다.


땀이 범벅! 보안경 앞에 어물거리는 야생의 움직임... 하지만 해병 보병은 주제넘게도 기갑의 흉내를 낸다. 쓸어버려!
툭~! 두 됫박은 족히 될 듯한 뭔가가 떨어진다. 이런 된장! 토종인지 양봉인지 모르겠으나 분봉하는 꿀벌 2천(?) 마리였다.

난리법석 벌떼들... 하지만 나를 공격하는 놈이 단 하나도 없다. 소위 때 배웠지? 전차의 효과, '충격효과'를... 역시 야전교범은 거짓말을 안 한다.

세상에, 달도 알고 별도 안다. 아니 벌도 안다. 저 쉐키 쏘았다간 그날이 자기들 부족의 멸종일이란 것을...

요즘 꿈속에 부쩍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타나시더니, 말벌을 꿀벌로 바꾼 건 아마도 아들놈 119 실려가는 걸 걱정한 노인네의 덕이 아닐까?
개병대도 좋지만 당분간 자중하자! 너 오늘 말벌집 건드렸으면 최소한 중환자실, 운이 좋았을 때 '니주가리 씨빠빠'였을 거다. 휴~~ 할렐루야, 말발타살발타~ ㅋㅋ

친구가
이 사연과 동영상을
자기 동창 단톡방에 어제 올렸나 보다.
그리고선 그 결과를
오늘 또 보내 왔다.

동창 단톡방에 어제 올린 꿀벌 사진을 본 양봉전문가(?)께서, 생김새로 보아 토종벌일 가능성이 높으니 근처 오동나무 구멍을 잘 살펴보라는 조언... 오동나무나 미류나무 등 구멍이 잘 생기는 나무에 요놈들이 많이 산다는...

양봉(洋蜂)은 지금 분봉철이 아니므로 토종벌이 분봉중일 수 있다고 합니다. 토종 목청이면 대박이라는 말씀이지요. 오후에 정밀수색 들어갑니다. 단, 목청을 찾으면 나는 당분간 잠수 탈 겁니다. 뚝~! 벌집 떨어지는 소리 아닙니다. 내가 그냥 입 씻는 소리지요. ㅋㅋ

어제 저녁에
처음 동영상을 보내줬을때
내가 옆에 있는 내친구들에게 보여줬다.

시골친구 장모상 문상차 광주에 갔다 올라 오는 차안에서,

벌집 건드린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땅벌, 오빠시 건드렸나 보다.
엄청 아팠겠다 하다가 꿀벌인가 보다고 내가 얘기했더니,

한 친구가 작년에 벌 쐰 얘기를 합니다.

시골에 내려갔다가
동네후배랑 낚시를 하러 갔다고 합니다.

큰 저수지는 전부 불루길이나 베스밖에 없어,
산밑에 조그만 저수지(포강,둠벙)에 가야 쏘가리등을 낚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동네뒤 조그만
포강에 가는데 저기 20~30m 떨어진 곳 나무에 농구공만한 말벌집이 달려 있더랍니다.
배구공보다는 크고 농구공정도로 컸다고 합니다.

무서워 가까이는 못가고,
빈 벌집이면 따다가 술담을려고 풀속을 뒤져 조그만 돌멩이를 하나 찾아 투수가 던지듯이 개폼을 잡고 던졌답니다.

다른때 같으면 맞출려고 해도 몇번을 던져도 맞추기 힘들었을텐데,
그날따라 재주없을라고
우연히 벌집중앙을 정통으로 맞췄는데,

갑자기 수도꼭지에서 물이 쏟아지듯이 돌에 맞아 뚤린 구멍으로 시커멓게 벌들이 쏟아지더랍니다.

뒤쪽에 서있던 후배는 순간 뒤돌아 도망갔는데,
친구는 1~2초 구경하다가 설마 이리 오겠냐 하다가 늦었답니다.

벌들이 쫓아와 뒤로 쳐다보면서 갈지자로 이리 저리 도망가다가 결국은 땅바닥에 엎드렸는데,
머리 ,목 ,어깨등을 10여방 쏘였답니다.

몇분후 후배가 와서 부축해 차에 태웠는데,

그때부터 통증은 물론 어지럽고 눈앞이 하해지더랍니다.

후배가 부르는데
아련하게 들리고,
눈을 뜨려고 해도 앞이 하얗게만 보이더랍니다.

책속에서 머리가 하얗게 된다거나 ,
눈앞이 하얗게 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란 얘기가 실감나더랍니다.

아 !
이러다가 죽겠네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정신을 거의 잃은 상태에서 20~30분후 영광종합병원 응급실에 갔는데,
의사가 5분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했다고 하더랍니다.

하룻밤 자고 머리두통은 여전했지만 서울에 일하러 올려고
퇴원할려고 하니까,
병원에서 의사가 퇴원못하게 하고,
겨우 우겨서 퇴원하는데 무슨 각서를 쓰라고 했답니다.

의사의견 안듣고 본인이 우겨서 퇴원하니 의사책임 없다고...

땅벌은 쐬도 아프기만 하는데,
벌초를 해야 하는 추석무렵엔,
특히 말벌이나 뱀을 조심하세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벌초 #말벌 #응급실 #토종벌 #낚시 #저수지 #쏘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