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에 쓴 자료를 보다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복사했습니다.
올해 8,000만원이 넘을때도 있었으니,
그 당시 10만 달러 예상이 허풍만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심심풀이로 한번....
딩굴거리다 핸드폰으로 뉴스보다,
세상에는 생각밖의 세상이 있다는 생각에 퍼왔습니다
[사람 속으로] 2만대 컴퓨터 돌려 ‘디지털 금’ 캐는 광산, 하루 전기료만 4400만원
중앙일보 2017.09.02
비트코인 채굴하는 디지털 광부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어얼둬쓰(鄂爾多斯)는 중국의 대표적인 ‘구이청(鬼城·유령도시)’이다. 석탄 개발 붐이 일면서 도시는 번성했고, 넘치는 돈은 부동산 개발로 흘러들었다. 그러나 2012년 석탄 가격이 급락하면서 광산은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도시를 떠나갔다. 인구 100만 명을 목표로 만들었던 아파트는 미분양으로 을씨년스러운 흉물이 됐다.
전 세계 투자 신드롬
가상화폐 시총 770억 달러 돌파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바이두 추월
2100만 개 채굴되면 생성 중단
초기에는 개인도 캘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연산 어려워져 불가능
채굴업자 몰리는 어얼둬쓰
석탄 광산 문 닫아 유령도시 되자
전기료 30% 깎아주며 적극 유치
‘큰손’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
해킹 횡령 파동 때 폐업 않고 버텨
“가격 5년 내 10만 달러 될 것” 전망
그런데 석탄 광산이 문을 닫은 자리에 2015년부터 다른 ‘광산’이 들어섰다. ‘디지털 금’, 곧 비트코인을 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값싼 전기요금에 매력을 느낀 비트코인 채굴장들이 어얼둬쓰의 산업단지를 채워가고 있다.
◆채굴 때문에 PC방 주인이 울었다?=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가 만든 가상화폐다. 하지만 그의 정체는 베일에 가려 있다. 한 명이 아니라 개발자 집단이란 얘기도 나온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중앙의 통제를 받지 않는 분권형 가상화폐의 시초다.
누군가는 비트코인이 지금의 화폐 시스템을 바꿀 거라고 믿고, 누군가는 실체가 없는 사기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그사이 2011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당 1달러에도 못 미치던 가격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4700달러를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770억 달러를 돌파,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바이두(765억 달러·8월 30일 종가 기준)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 투자는 신드롬이 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는 하루 거래량이 2조6000억원에 달했다. 코스닥 거래대금을 웃도는 수치다.
그렇지만 국내의 가상화폐에 대한 열기는 오롯이 ‘거래’에만 집중됐다. 가상화폐를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인 ‘채굴(mining)’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채굴은 컴퓨터를 이용해 일종의 몹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작업이다.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 매매 거래가 기록되는 ‘블록’이 만들어진다. 채굴자들은 블록을 만든 보상으로 블록당 현재 12.5개의 비트코인을 받는다.
채굴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비트코인의 발행량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약 2140년까지 총 2100만 개의 채굴이 끝나면 새로운 비트코인의 생성이 중단된다. 생성 원리가 달러와 같은 지폐처럼 정부 마음대로 발행(issuing)하는 게 아니라 매장량이 정해진 금을 캐는 것과 닮았다고 해서 채굴이라 부른다.
채굴자들은 컴퓨터 문제 풀이를 위해 연산장치로 그래픽카드(GPU)를 활용한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채굴자들이 늘면서 GPU 수요가 폭증했다. 용산전자상가에서는 GPU가 동이 나 GPU 가격이 폭등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새로 출시된 게임을 지원하기 위해 컴퓨터 속도를 높여야 하는 PC방 사장님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평소의 배를 주고 GPU를 사야 했다.
초기에는 개인 컴퓨터로도 채굴이 가능했지만 남아 있는 비트코인 수량이 줄어들면서 문제 난이도가 급속히 어려워졌다. 『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의 저자 빈현우씨는 “현재 개인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채굴의 대부분은 중국계 ‘마이닝풀(mining pool)’ 차지다. 채굴 효율성은 컴퓨터 연산 능력이 커질수록 좋아지기 때문에 혼자 채굴하는 것보다는 여럿이 같이하는 게 똑같은 장비를 쓰고도 더 많은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다. 마이닝풀은 일종의 광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개별 광부(채굴자)들이 특정 광산(마이닝풀)에서 같이 비트코인을 캐고, 이를 각자의 능력(컴퓨팅 파워)을 제공한 만큼 배분받는 식이다.
◆비트메인, 비트코인 생태계 ‘큰손’=가상화폐 지갑 관리 사이트인 블록체인닷인포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채굴을 가장 많이 한 상위 5개 마이닝풀은 모두 중국계다. 이 중 1, 3위 마이닝풀인 앤트풀(18.6%)과 BTC닷컴(10.2%)을 이끌고 있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회사가 비트메인이다.
이 회사의 주요 채굴장 가운데 하나가 어얼둬쓰에 있다. 최근 이곳을 방문한 미국 온라인매체 쿼츠에 따르면 채굴장은 각 150m 길이의 창고를 닮은 단층 건물 8개로 구성돼 있고 그 안에는 약 2만1000개의 채굴기가 선반마다 빼곡히 들어차 있다. 각 건물은 두 겹의 방화 펜스로 둘러싸여 있다. 이 방화 펜스는 기계 고장을 일으킬 수 있는 네이멍구 먼지로부터 채굴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비트메인의 중국 어얼둬쓰 채굴장. 자료: 쿼츠
창고 안 온도는 15~25도를 항상 유지한다. 채굴기 자체에 붙은 작은 팬과 건물 벽에 붙은 거대한 팬이 쉴새없이 돌아가는 소리에 작업자들은 반드시 귀마개를 해야 한다.
비트메인이 어얼둬쓰에 채굴장을 만든 건 시 차원에서 전기요금을 30%씩 깎아 주며 채굴업체를 적극 유치했기 때문이다. 채굴업체는 컴퓨터를 24시간, 365일 돌려야 하므로 값싸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쿼츠에 따르면 이 채굴장이 쓰는 전기량은 시간당 40메가와트로, 평균 1만2000가구가 쓰는 전기요금과 맞먹는 수준이다. 매일 나가는 전기요금만 3만9000달러(약 4400만원)에 달한다.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뒤 애널리스트, 사모펀드 매니저 등을 거쳐 벤처캐피털(VC) 회사에 다니던 우지한(吳忌寒·31)은 2011년 비트코인의 원리를 담은 ‘사토시 백서’를 접하고 비트코인에 완전히 매료됐다. 당장 그간 모은 전 재산을 털어 당시 개당 1달러에도 못 미치던 비트코인을 샀다. 2년 뒤엔 900달러까지 급등했다.
매매로 비트코인에 눈을 뜬 우지한의 시야에 채굴이 들어왔다. 더 효과적이고 안정적으로 비트코인을 벌 수 있는 방법이었다. 비트코인을 전부 팔아 2013년 비트메인을 공동 창업했다.
그해 11월 첫 번째 비트코인 전용 채굴기를 출시했지만 3개월 뒤인 2014년 2월 당시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 해킹 및 횡령사건이 터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떨어지는 칼날은 아무도 잡지 않았다. 매달 비싼 전기요금을 내 가면서 누가 채굴기를 돌리고 싶어 하겠나. 우지한은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업계획이 비트코인 가격이 비쌀 때를 기준으로 만들어졌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모든 게 어그러졌다”고 말했다.
경쟁업체들은 모두 사업을 접거나 파산했지만 우지한은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으로 버텨 냈다. 그리고 2015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 우지한은 지금 비트코인 생태계가 가장 주목하는 인물이 됐다.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향후 비트코인이나 비트코인캐시(BCH) 가격 흐름을 예측하고 싶다면 그의 발언을 항상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지한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5년 내 10만 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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