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2017.10.24
코로나가 없었을때 일기장에 적혀 있던 얘기를 복사했습니다.
엊그제 토요일저녁에 지인과 오랜만에 만나 얼큰하게
취한건 좋았는데,
문제는
일요일에 늦잠자 등산 약속도 못지키고
하루 종일 헤메다,
어제 월요일 아침에 나오려 하는데,
평소 신고 다니던 랜드로바 신발이 없어,
아침에 신발장, 현관, 베란다를 뒤져도 안보이길래,
혹시 더러워져서 빨려고 욕실에 놔두었나 찾아 보고,
온집안을 왔다 갔다 뒤져도 안보여,
조용히 출근했다가 퇴근후에 다시 찾아 봐도 없고,
집사람 모르게 찾으려 했지만 상황을 알게 된 집사람한테
술취해 오만 추태부린다 욕먹고 포기했다가,
오늘 아침 아파트를 나서다가 경비아저씨를 보고 순간 옛날이 떠올라 혹시나 하고 ,
아저씨 혹시 신발 한컬래 못 봤어요? 하고 조심히 물어봤더니,
그렇지 않아도 아파트 동 출입문 앞에 누가 신발을 이쁘게 놔두었길래
혹시나 하고 안버리고 저쪽에 보관하고 있다면서 아파트 앞 등나무 아래 의자쪽으로 걸어 갑니다.
예전에도 이런 일이 한번 있어서 보관중이라고 얘기하면서 말입니다.
나하고 똑같은 사람이 있었단 얘기에 조금은 덜 창피했습니다.
따라가 보나 의자위에 얌전히 신발 한컬레가 놓여져 있더군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넙쭉 인사를 하고
신발을 들고 집에 다시 가져다 놓고 출근을 했습니다.
아파트동 출입문을 집현관 출입문으로 착각해,
비밀번호 누르고 아파트 동 출입문을 열고 들어와,
아파트 동 출입문 입구에 벗어 놓았나 봅니다.
맨발로 엘리베이터 타고
집엔 또 어찌 들어 왔을꼬....
그리고
현관문은 어떻게 또 열고,
신발은 안 벗고 거실들어 올때 이상은 못 느꼈나
신발을 집에 갖다 놓으려 엘리베이터를 타니,
그런 그림이 머리속에 그려지면서 오만 생각이 들더군요.
참 ! 나...
옛날 20여년전엔,
어떻게 왔는지 기억에 전혀 없는데,
음주 운전하고 와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차에서 그냥 잠들었었는데,
자고 일어나 보니 구두를 벗고 맨발이어서 ,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나,
아! 신발 새것인데 어디서 잊어버렸지 하고 짜증내며 내리니,
운전석 문 앞에
신발이 예쁘게 놓여 있었는데,
비에 흠뻑 젖어 있어서 짜증나면서도 기분 좋았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벌써 이런 상상 못할 일이 두번째이니 이런 이런 술이 많이 약해졌나 보다.
당장 술을 줄여야 겠다.
그래도 신발을 찾으니 아침부터 답답한 마음이 뻥쭗린 것 같이 기분이 엄청 좋은 날이었다.
#술주사 #신발 #구두 #비에젖은구두
#아파트출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