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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급수

류종중 2023. 2. 14. 15:25

♡ 등산 급수 ♡

나는 먹고 마시러 가는 산행을 즐기고,

중도에 하산을 자주하고,

산을 찾는 이유가 맛난 하산주 때문인지도 모르는데,

나의 해당 등산 급수는 몇급이나 될까 ?

그런데
작은 산도 엄청나게 크고 높은 산으로 보는 겸허한 마음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이 경지가 등산 최고경지 등산 9단이라는데,

나는 유단자일까?

재미있는 글이라 복사했습니다.

☆ 등산 급수 ☆

[유급자]

8급: 他意入山
휴일이면 TV리모컨을 쥐고 산다. 회사에서 결정된 산행에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선다.
* 특징: 멀쩡한 하늘에서 갑자기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기를... 그래서 산행이 취소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놀부심보형....

7급: 證明入山
산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사진 찍으러 간다. 애써 걷기보다 물좋고 경치가 좋으면 장소를 안가리고 스태플러 찍듯 찰칵찰칵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 특징: 경관좋은 곳에 증명사진 찍는 버릇 형.

6급: 攝生入山
오로지 먹으러 산에 간다. 배낭가득 먹을 거리를 챙기고 계곡을 찾아 퍼질러 앉아 음식을 탐한다.
* 특징: 엄청 먹었는데도 음식의 절반 이상이 남아.  
             다시 지고 내려오며 아 나는 왜 요즘 이리
             입맛이 없을까? 한탄하는 형.

5급: 中途入山
산행을 하긴 하되 꼭 중도에서 하산한다. 그리고 제 다리 튼튼하지 못함을 탓하지 않고 꼭 뫼만 높다 탓한다.
* 특징: 뭐 꼭 정상을 올라야 하나. 올라가면 누가
             밀가루 배급이라도 준단 말이냐 운운하며
             자기 합리화를 빠뜨리지 않는 형.

4급: 花草入山
줄곧 집에만 있다가 진달래, 철쭉꽃 피는 춘삼월이나, 만산홍엽 불타는 가을이 되면 갑자기 산에 미친다.
* 특징: 예쁜 꽃이나 단풍을 꼭끼고 사진 찍는다.

3급: 飮酒入山
산을 좀 아는 인간이다. 산행을 마치면 꼭 하산주를 마셔야 산행이 완결됐다고 주장하며, 산을 열심히 찾는 이유가 성취감 뒤에 따르는 맛난 하산주때문
이라고 주장한다.
* 특징: 술의 종류, 알콜도수, 값을 막론하고 그저 양만
             많으면 된다는 두주불사형이다.

2급: 先手入山
산을 마라톤 코스로 생각하고, 산을 몇 개 넘었다느니, 하루에 이렇게 많이 걸었다느니 하는 걸 무지하게 자랑한다. 그러나 달리기 시합에 나가면 신통치 않다.
* 특징: 이 인간을 따라 나서면 대개 굶게 된다. 먹을
             때도 번갯불에 콩궈 먹듯 해치우고 오로지
             걷고 또 걷는 형이다.

1급: 無時入山
산행의 정신을 좀 아는 까닭에 비가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제사가 있으나, 아이가 아프나, 계획한 산행은 꼭 한다.
* 특징: 폭풍우가 몰아쳐 오늘 산행 취소지요? 하고
             물으면 넌 비온다고 밥 안먹냐? 하며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전천후 형이다.

[유단자]

초단: 夜間入山
시간이 없음을 한탄하며 주말은 물론, 퇴근후 밤에라도 산에 오른다. 산에 가자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산병의 초기증세..,
* 특징: 산꼭대기에 오르면 지가 무슨 늑대라고
             아~우~ 달을 보며 소리지르는 해괴한 모습을
             가끔 보이는 형.

2단: 面壁入山
바위타기를 즐겨, 틈도 없는 바위에 온몸을 비벼 넣으며, 바위가 애인인 듯 안고 할퀴고 버팅기고.. 바위를 상대로 온갖 퍼포먼스를 다 한다.
* 특징: 이 쯤되면 대학졸업 때까지 책 10권도 완전히
             못 읽어 보았을 법한 형이다.

3단: 面氷入山
날씨가 추워지기를 학수고대한다. 얼음도끼와 쇠발톱을 꺼내놓고 폭포가 얼어붙기를 축원하다가, 결빙소식만 들으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 얼음에
몸을 던진다.
* 특징: 빙판길에 가족이 넘어져 다쳐도 겨울은 추워야
             한다고 박박 우기는형.

4단:合計入山
더 높고 어려운 산은 없나 눈에 불을 켠다. 산에 관한 정보를 찾으려 외국원서를 번역하며 평소 안하던 공부를 하기도 한다.
* 특징: 산병 중증환자로서 운수납자(雲水衲子:
             탁발승을 멋스럽게 부르는 말) 흉내를 내며
             고행길로 들어서기도 하는 형.

5단: 雪山入山
드디어 설산인 히말라야로 떠나게 된다. 생즉필사
(生卽必死), 사즉필생(死卽必生)이라... 알 듯, 모를 듯 비장한 출사표를 내고 만년설산에 도전한다.
* 특징: 설산으로 간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돌아왔다는
             소식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 형.

6단: 自我入山
드디어 산심을 깨닫고, 진정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마음 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무조건 높고 험한 산에 취해 잊고 지냈던 사람과 산의 관계를 알게 된다.
* 특징: 국가에서 주는 훈장을 가끔 받는경우가 있다.
             그동안 집사람에게 찍혔던 산에 대한 집념이
             비로소 결실을 맺을 때도 있는 형.

7단: 回歸入山
산의 본질적 의미는 자신을 발견하는 데 있다는,, 머리에 쥐나는 진리를 깨닫고 다시 우리나라의 낮은 산을 찾게 된다.
* 특징: 걷는 자만이 오를수 있다는, 지극히 쉬운
             원리를 어렵게 깨우친 충격을 못이겨 실실
             웃는 하회탈 모습으로 평소의 표정이 슬금히
             바뀌는 형.

8단: 不問入山
산 아래 산 없고 산 위에 산 없다 라는 평등 산사상의 경지에 이르게된다. 즉, 입신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 특징: 묻지마 관광처럼, 산에 오르는 이유를 묻지
          말라는 禪問答을 하며 유유자적 산을 즐기는 형.

9단:小山入山
작은 산도 엄청나게 크고 높게 보는 겸허한 안목이 생긴다. 작은 산을 즐겨 찾으나, 죽어도 힘들어서 높은 산을 못 올라간다는 말은 절대 안한다.
* 특징: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과 비례해 입에 양기가
             오른다. 남산 정도의 산행을 끝내고도,
             하산주를 마실 때면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이
             엄청 길어지는 형.

산 산! 산은 따뜻하게 미소짓는 어머니의 얼굴인 동시에 때로는 비정도하다.
분별과 능력과 준비없이 산을 대하다 가는 산한테 희생 당할 수있다.
우리는 산과 친하되 산을 두려워 할줄 알아야 한다. 산은 자모인 동시에 엄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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