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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오염수 방류와 기름유출사고 추억

류종중 2023. 8. 23. 21:09

핸드폰으로 인터넷기사제목만 쭉 내려 보니,

어느 특이한 기사가 눈에 띈다.

오늘이 회먹는 마지막날이라고 한다.

창밖엔 비가 내리는데,
술친구를 찾아 볼까 하는 생각,
비오는데 회맛이 별로일텐데 하는 생각,
없어서 못먹지 무슨 소리하며 혼자 웃기도 하다가,

뉴스를 자세히 보니,
일본이 내일(8.24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다고 한다.

수많은 수산업자들의 고통도 눈에 선하고, 나도 믿고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슬픈 현실이 눈앞에 닥쳐 왔다.

당장 가장 피해를 볼 수 있고,
걱정이 많은 우리나라인데,

윤석열정부는 두둔하고, 정치적인 이해타산으로
당에 따라 찬성하는 정치인도 많다.

그러나
어민들의 걱정이 태산이고,
국민들의 건강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이 여전하다.

오염수가 방류되어,
태평양을 거쳐
한반도까지 되돌아오는데,
약 7~8년정도 걸린다고
예전에 뉴스를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깨끗하게 정화가 된 오염수 방류이기를 바라고,
드넓은 바다를 거치는 동안 희석되어, 사람과 수산물에 해가 없기를 바라고,
일본 수산물에 대한 철저한 검사후, 수입허가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오염수에 대한 영향을 생각하다 보니,
30년이 넘은 오래된 추억이 하나 생각난다.

아마 87년이나 88년 기억이다.

어느날 야간침투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복귀를 하느라고 ,
새벽 4~5시경에
백령도 유류창고앞 해안을 부대원들과 걷고 있었다.

유류창고는 백령도 주둔 군인들이 사용하는 유류 저장고이다.
우리들은 그냥 유류창고라고 불렀다.
정식 명칭은 잘 모르겠다.

유조선으로부터 보급받기위해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그곳은
책임자로 보급장교 1명,
나머지 대원 몇명,
그리고 출퇴근 방위병이 몇명 있었다.

내가 있었던 수색대와 유류창고는
해안절벽 언덕길 고개넘어  1~2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당시 유류창고를 빙둘러 언덕길로 비포장도로가 있었지만,
우리는 빠른 길로 간다고,
유류창고앞 해안을 따라 걷다가,
절벽길을 오르면 더 짧은 거리를 갈 수 있어 ,
힘들더라도 절벽길을 오르는 그쪽 길을 이용하곤 했었다.

그날도 해안가를 통해 부대에 복귀중이었다.

해안을 걷는데 못 보던 도랑이 만들어져 있고,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도랑 깊이 : 무릎 절반 정도 (30cm)
- 도랑 폭 : 성인이 건널 정도
(50~60cm)
- 흐르는 물폭 : (20~30cm)

누군가
이거 기름 아냐?
하길래,

쳐다 보니
휘발유 냄새도 나고 기름 무늬가 떠 흐르고 있었다.

얼른 대원한명을 불러,
유류창고에 뛰어 가서 기름(휘발유)이 유출되고 있다고 말하라고 했다.

대원 한명이 유류창고로 뛰어 가고,
우린 부대에 복귀를 했다.

부대에 복귀를 하고,
유류창고 책임장교인 동기한테 전화를 했다.

야 ! 어떻게 된거야 ?
하고 물었더니,

며칠전에 비가 많이 와서 유류저장고 배수작업을 했다고 한다.

유류창고는
1950년대에 시멘트로 거대한 유류저장고(탱크)를 여러개 만들어 기름을 보관하고 있는 상태인데,
너무 오래되어 땅속에 있는 벽이 금이 가서인지,
수시로 보수를 해도 비가 오면 물이 스며든다고 한다.

그래서
저장고밑으로 물이 가라 앉고,
기름은 위로 떠올라,
비가 오고 나면 수시로 배수작업을 한다고 한다.

저장고가 워낙 크고,
시설이 오래되어 저장된 정확한 기름량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그날도
전날 배수작업을 했었는데,
담당했던 방위병이 깜박하고 밸브를 안잠그고 퇴근을 해버렸다고 한다.
또 확인해야 할 하사도 안해버리고,
책임장교인 자기도 믿고 안해버린 경우라고 한다.

배수관을 밸브를 열고 물을 빼다가,
기름기가 보이면 밸브를 잠그거나,
시간이 너무 늦으면 잠그고, 다음날 다시 작업을 해야하는데,
그날도 작업끝하니까, 그냥 퇴근을 해버린 경우라고 한다.

그래서
얼마나 기름이 유출되었는지도 모른단다.

동기가
다들 영창가게 생겼다고,
비밀을 지켜달라길래 부대원들 입단속만을 시켰었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4시까지 10시간 ~ 몇십분일지 모르지만,
도랑에 2~30cm폭의 물이 흐르듯 기름이 바다로 방류가 되었으니
상상이 안된다.

며칠후에 차를 타고
유류창고 부근을 지나가면서 언덕에서 바다를 보니,
기름띠가 동그랗게 길게 몇백미터 떠 있었다.
휘발유라 물위에 기름띠가 반짝이며 떠있는데, 조용한 것을 보니 이걸 안들켰나 보네 하고만 생각했었다.

지금의
해병대 6여단 63대대앞 IBS(고무보트)훈련장이다.

몇달동안 기름띠가 떠 있어서 그쪽 해안으로는 훈련(?)을 안나갔다.

우리부대 임무중 침투, 폭파에는,

공중침투뿐아니라,
해상침투,수중침투, 수중폭파가 있다.

그중 수중침투훈련을 숙달(?)하기 위해,
수중에서 산소통을 메고 30분 ~1시간정도 해삼, 전복,소라등을 채취하기도 했었다.
물론 대부분을 상납을 했었다.
(여단장,헌병대,의무대등)

시간이 흘러
6개월후 그쪽 지역에서수중침투훈련을 하다 주운 해삼을 썰어 먹어 보니,
기름냄새가 나서 다들 뱉어버렸었다.

1년이 지나 해상에 기름띠가 안보였는데도 냄새가 났다.
그후에는 모르겠다.
63대대가 이전해 오면서 , 그곳은 63대대 IBS훈련장이라 그 곳에선 지역 구분을 해서 훈련을 안했었으니까...

한번 해양이 오염되면 그 영향이  그렇게 오래 가고,
수중생물에도 그런 영향이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알았었다.

그런데
전역후 항구나 선착장을 가보면,
바로 그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고, 답답한 사람들이라고 속으로만 욕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배가 자주 드나 드는 곳이라 그곳 바다는 지저분하고 기름띠가 자주 보이는데,

뻔히 그걸 보고도 낚아
그 고기에서는 얼마나 냄새가 날까,
그런데도 그걸 파는 놈들도 있을텐데 나쁜 놈들이라고만 생각했다.

이제 당장 내일부터 몇십년동안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하니,
이제 정치권의 오염수 방류 찬성, 반대는 그럴 시간조차 없다.

정치적인 이유, 어떤게 국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다만
정화된 오염수방류이기를,
드넓은 바다에서 희석되어 ,
사람과 수산물에 영향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오늘이 회먹는 마지막날이라니 ,
우스개 소리일지라도
슬픈 우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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