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초파일에 날씨가 좋아 창밖을 보니, 안양천변에 사람들이 엄청 많다. 구로구청과 양천구청에서 해당지역 안양천변에 꽃밭들을 조성했는데, 장미꽃들이 화려하다.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핸드폰으로 사진찍으며 즐거워 행복해 한다. 여기 장미꽃들은 희한하게 5월에만 피는게 아니고, 몇달동안 피고 지고 계속한다. 제 값어치를 초과한 성공한 전시 행정이다.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청보리밭이 화려하다. 꽃중의 꽃이라는 양귀비꽃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그 옆에 초라한 듯 바람에 흔들거리는 풀꽃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정겨운 삐비꽃이다. 삐비는 띠의 사투리인데 여기 심어져 있는 삐비는 홍띠이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삐비가 꽃을 핀 것을 보고, 옛 추억을 떠올릴 것 같다. 봄되면 여자들은 쑥캐고, 남자들은 칡캐고, 삐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