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도 겨울쯤 대청도에서 겪은 일이다. 상황실에서 내일 여단장의 갑작스런 부대 방문이 있다고 연락이 왔다. 오랫동안 별구경 한번도 안했는데 부대가 난리가 났다. 전날 내린 눈도 다 못치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중대장이 선임하사랑 상의후 눈 다 치우고 그위에 모래를 깔잔다. 아직 나는 부대에 소대장으로 온지 얼마 안되어 모래를 깔자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실감이 안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청도엔 섬의 1/10 정도가 모래산이었다. 황해도에서부터 바닷속에서 바람과 파도에 밀려온 아주 가는 모래가 육지로 올라와 쌓여 있는 경우였다. 그 모래밭에 포탄 사격훈련 했었고, 모래밭 둘레에도 참호를 팠었다. 돌아 서면 바로 무너지기 일쑤였지만 점검받을땐 몇날 며칠을 참호 보수 공사를 나중에 했어..